[스포츠서울 | 김경무 전문기자] 밤하늘, 저먼~ 우주 은하수(갤럭시)에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 반짝 빛나고 있다
스페인 클럽축구 명가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2000년초 루이스 피구(포르투갈), 지네딘 지단(프랑스), 호나우두(브라질),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 등 당시 각국 최고 선수들을 잇따라 영입해 ‘초호화군단’을 형성케 하는 이른바 ‘갈락티코(Galactico) 정책’으로 지구촌 축구팬들을 사로잡았다.
스페인어 Galactico는 영어로 Galatic(은하수의)를 뜻하는 것으로, 레알의 슈퍼스타 영입 정책을 상징했다.
은하처럼 빛나는 별들로 팀을 꾸린다는 의미였다.
그런 레알이 당대 최고 스타로 떠오른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25·파리생제르맹=PSG) 영입에 마침내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금 갈락티코 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사실 최근 몇년 사이, 레알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팀을 떠난 뒤 갈락티코 정책보다는, 브라질의 비니시우스(23)와 호드리고(23), 프랑스의 에두아르도 카마빙가(21) 등 미래가 밝은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더 열을 올렸고, 이들을 정상급 공격수로 키워냈다.
오래 전부터 레알 마드리드로 가겠다고 밝혀왔던 음바페는 수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뜻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출신 축구전문가 길렘 발라그는 20일(현지시간) BBC스포츠 기고를 통해 “음바페가 올여름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하기로 합의했다”고 썼다.
PSG와 6월말 계약이 만료된 뒤 자유계약선수로 7월1일 레알로 간다는 것이다.
계약기간은 5년이다.
스페인 축구 사정에 밝은 발라그는 음바페가 ‘한 시즌에 1500만유로(216억원)를 벌고, 5년 동안 1억5000만유로(2165억원)의 영입 보너스를 받고, 초상권의 일정비율을 보유할 예정’이라고 구체적인 계약조건까지 밝혔다.
음바페와 레알은 아직 계약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과 PSG의 대결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되면 계약이 발표될 수도 있다고 전망도 했다.
음바페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때 프랑스 우승 주역이다.
PSG에서 291경기에 출전해 244골로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이다.
도움도 93개나 기록했고, 팀의 프랑스 리그1 5회 우승을 이끌었다.
음바페는 오는 3월 이전에 자신의 미래를 정리하길 원했고, 훈련을 앞둔 지난 13일 나세르 알 켈라이피 PSG 회장을 만나 구단을 떠나 레알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는 게 발라그 설명이다.
음바페가 다음 시즌 레알에 가세하게 되면서, 이탈리아 출신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64) 감독이 어떻게 그를 활용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안첼로티 감독은 지난 시즌 뒤 베테랑 골잡이 카림 벤제마가 사우디아라비아리그로 떠나자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놓고 고민해왔다.
이번 시즌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스페인 라리가 개막전에서는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고를 투톱, 주드 벨링엄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고, 미드필더 4명을 다이아몬드형으로 하는 4-1-2-1-2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또한 그는 베테랑 골잡이 호셀루를 원톱으로 하는 4-2-3-1 전술로 쓰기도 했다.
벤제마와 같은 전형적인 스트라이커가 없어 고민이 적지 않았으나, 팀은 벨링엄의 예상 밖에 골 퍼레이드로 라리가 선두를 유지하고,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오르는 등 강팀다운 면모를 유지해왔다.
레알에는 현재 잉글랜드 축구의 희망 주드 벨링엄, 그리고 브라질대표팀의 공격 듀오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고, 우루과이대표팀의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벨링엄 대타로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스페인 출신 브라힘 디아스 등 자원이 풍부하다.
발라그는 크로아티아 출신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38)가 올여름 팀을 떠난다면, 음바페는 프랑스대표팀에서 입는 등번호 10번을 물려받게 된다고 했다.
지난 2017년 18세의 나이로 PSG에 합류하기 전 음바페는 AS모나코에서 프랑스 리그1 우승을 차지했다.
임대를 거쳐 1억8000만유로(2597억원)에 PSG로 이적했다.
“의심할 여지없이 그는 누구나 자신의 편에 두고 싶어하는 선수 중 한명이다.
놀라운 선수다.
”
레알 마드리드의 라몬 칼데론 전 회장은 BBC의 ‘풋볼 뉴스 쇼’에서 이렇게 음바페를 극찬했다.
“우리는 매우 젊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음바페)는 비니시우스, 호드리고, 벨링엄에 가세할 것이다.
나는 우리가 매우 강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우리가 라리가를 이끌고 있는 이유이고, 챔피언스리그 모든 경기에서 승리한 이유다.
”
“그래서, 그에겐 환상적일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모든 팬들은 그가 베르나베우에서 뛰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
그는 흔적을 남길 것이다.
그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계속 경기에 나선다면, 분명 우리 역사에서 중요한 선수 중 한명이 될 것이다.
”
음바페가 예정대로 가세하면 다음 시즌 레알 공격의 폭발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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