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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했습니다. 제 아내를 자랑합니다. 7
분류: 결혼
이름: LoveNY


등록일: 2023-06-01 10:01
조회수: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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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둘다 40대에 결혼을 했습니다. 아내는 결혼에 관심이 없었고, 저는 결혼을 못할거라 생각했죠.

 

그도 그럴것이 나이만 많았지 벌어놓은 것도, 번듯한 커리어도, 재산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나이에 차도 없으니 말 다했죠. 

 

열심히 살지 않았냐 하면 그것도 아닌데, 사실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네요. 빚이 없는게 다행이랄까요...

 

 

게다가 예전에 오래 사귄 사람과 결혼에 실패해서 꽤 오랜 시간 방황을 하기도 했구요.

 

이대로 살다 죽어야 하나... 항상 미래에 대한 고민에 휩싸여 인생을 반정도 포기하며 하루하루를 지내던 중 정말 우연히 그녀를 만났고,

 

결혼 실패 후 방황하다 무작정 떠난 여행에서 어느날 들른 곳이 마침 그녀도 들렀던 곳이라 거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었고,

 

두번의 만남 후, 이 사람은 왠지 결혼할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어 1년여간의 연애 끝에 얼마전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 직전, 생각지도 못했던 어려움때문에 한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잘 극복했었고,

 

예비 신부가 저보다 더 바쁜 바람에 거의 대부분의 결혼준비를 제가 손수 다 하다보니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지금까지 후유증을 앓고 있지만,

 

결혼 후 여러가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이 사람과 단 한번도 다툰적 없이 매일을 축복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이 사람을 자랑할 수 있는 이유는 두가지 입니다. 그리고 결혼을 결심한 이유이기도 하죠.

 

하나는, 저와 사귈때 부터 이 사람이 저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난 오빠를 존경해' 라는 말...

 

처음엔 그저 저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인줄 알았습니다. 그 다음에는 '아, 얘가 나에 대해 잘 모르는구나... 특정 모습만 보고 이러는구나' 그랬죠.

 

상대방은 칭찬하는데 저는 스스로를 항상 의심했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정말로 별볼일 없는, 실패자에 가까운 인생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제가 아무렇지 않게 여겼던 디테일 하나하나를 들어가며 제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알려줍니다. 자신에겐 없는거라면서요.

 

결혼을 준비하고,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신접살림을 하는 매 순간에도 똑같이 저를 존경하며 대하니까 이제는 제가 정말 그럴만한 사람처럼 느껴지네요.

 

제 삶은 전혀 변한게 없고, 저는 언제나 하던대로 하지만, 이 사람때문에 저는 나름, 아니 상당히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이런건 태어나서 처음이네요.

 

 

그리고 한가지 더, 저는 아직도 미래가 불안한 계약직입니다. 기회를 잘만 잡으면 괜찮은 삶을 살수 있지만, 갈수록 그 기회가 적어지네요.

 

반면 이 사람은... 그냥 사회적으로 아주 좋은 직업입니다. 공무원 급수로 따지면 현 5급이구요, 본인이 노력해서 가장 높이 올라가면 차관급도 가능한 직업이죠.

 

이 사람이 저같은 사람에게 시집가는것에 대해 주변 사람 모두가 경악했고, 왜 그런 고생길을 가느냐며 말렸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단 한번도(적어도 제가 알기로는...) 금전적인 문제나 환경으로 저를 평가하거나 비교한 적이 없습니다.

 

물론 결혼 전에는 '나는 이러이러한 삶을 살고 싶은데 이러기 위해서는 오빠가 이렇게 해줘야 한다' 그런 요구사항이 있긴 했습니다.

 

그런데 결혼 하고 나서는 그런것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내 곁에서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사는지 옆에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걱정을 안합니다. 오히려 저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내가 열심히 벌테니 오빠가 제일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곳에서 스트레스 안받았음 좋겠다' 라구요.

 

미래를 이야기하다 나중에는 '애기를 키워야 하면 그냥 오빠는 재택이나 알바하면서 애기 키워두 돼. 그게 오히려 우리 집안을 위해서는 낫다' 라고도 하구요.

 

물론 제 커리어도 존중하지만, 그보다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라면서 저를 믿는다고 밀어주는 사람입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행복하길 바라는 사람, 그리고 그 행복속에 자기도 있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입니다.

 

 

어쩌다 이런 사람을 만나서 이렇게 살게 되었는지 지금도 잘 믿기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저는 너무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싱글라이프가 부럽다며 주변에서 결혼을 말리던 동기 녀석들도 막상 제 결혼식 영상을 보고 너무 잘했다고 칭찬합니다.

 

적응하느라 힘들텐데도 항상 아침마다 출근전에 오렌지를 갈아 주는 제 아내가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나보다 늦게 퇴근하는 아내를 위해 오늘도 어떤 밥을 할까 고민하는 게 행복합니다 (결코 일반적인 남편의 모습은 아니지만...)

 

건조기에서 나온 빨래를 함께 개고, 내가 밥차리고 아내가 설거지 하고, 내가 쓰레기 정리하고 아내는 바닥청소를 하고... 

 

사전에 합의된거 하나도 없이 그냥 보이는 대로 함께 하는 이 모든 삶이 너무 자연스러우면서도 행복합니다.

 

 

언제까지 같은 모습으로 살 수 있을지는 또 모르겠지만, 아마도 큰 일이 없다면 계속해서 이렇게 살 거 같네요.

 

하늘이 주시는 아이를 기다리며 오늘도 행복속에 살아갑니다. 주시면 주시는 대로, 안주시면 안주시는 대로 행복하게 살아가려 합니다. 

 

 

아내를 자랑하고 싶어 두서없이 썼네요. 결론은 이겁니다.

 

저 같이 아무것도 없는, 아무것도 안된다고 여기는 사람도 사랑하고 존경하는 내 인생의 단 한사람이 나타났습니다. 

 

내 스스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작은 하나가, 그 사람에게는 인생을 걸만한 경쟁력이 될 수도 있는 거구요. (재력과 명예만이 능력이 아닙니다)

 

나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가세요. 나의 경쟁력을 인정하는 사람이 반드시 나타날겁니다. 그 때까지 계속해서 걸어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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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0 도르모르
2023-06-0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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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0 롬복
2023-06-0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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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0 가시고기342
2023-06-0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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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0 난나라따랑
2023-06-01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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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3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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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8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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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의견 0 추천 0 메밀묵필무렵
2023-07-26 * 점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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