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현대 한국사람들이 싫어하는 많은 요소를 가진 집입니다.

우선 한국사람들은 복층을 싫어하지만, 저희집은 복층입니다.

특히 계단이 더 많은 스킵플로우는 더욱 싫어합니다.

추가로 빌라도 싫어하는데 저희집은 빌라입니다.

오래된 집을 싫어하는데, 저희집은 오래된 구축입니다.

이런 집이라서 관심이 적으실 수도 있지만, 몇년 살면서 느낌 점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스킵플로우라는 말이 콩글리쉬라는 이야기가 있으니 참고바랍니다.)

우선, 스킵플로우를 모르는 분을 위해서 살짝 소개를 합니다.

저희집은 아니고 인터넷에서 긁어온 사진입니다.

위와 같은 구조의 집입니다.

1층, 1.5층, 2층, 2.5층, 3층, 3.5층 이런 구조입니다.

장단점 정리없이 생각나는대로 쭈욱 적겠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장단점은 짧게만 언급하거나 언급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1) 공간감 (개방감)

저희집을 처음 봤을 때, 공간감 관점에서는 큰 실망을 했습니다.

분양면적이 100평 가까운 집임에도 불구하고, 집이 답답한 느낌이 듭니다.

아파트는 방문을 모두 열어놓으면, 거실에서 부엌과 각 방의 시야가 들어오면서 상당한 개방감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저희집은 위의 그림처럼 가운데 계단을 중심으로 구역이 완전히 분리가 됩니다.

넓은 개방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한편, 평수가 작은 협소주택에서는 스킵플로우가 개방감을 얻기 위해서 활용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저희집처럼 계단이나 각 구역이 완벽한 분리형이지만, 위의 집들은 모두 개방된 공간으로 오히려 개방감이 크기도 합니다.

2) 공간분리

개방감을 잃은 대신 공간에 대한 목적이 명확히 바뀌어버렸습니다.

과거에 아파트 살 때는, 각 공간의 목적이 불분명했습니다.

방에서 뭔가 하다가 들고 나와서 거실에서 하기도 했고,

아이들도 책을 방에서 읽다가 거실에서 읽다가 부엌에서 읽기도 했습니다.

먹을것을 들고 부엌, 거실, 방 이리저리 돌아다녔습니다.

덕분에 집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기도 했고, 과자부스러기는 집안 전체에 떨어져있었습니다.

저는 재택근무를 자주 하는데, 회의중에 아이들이 방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중대형 아파트에 살았는데 거실에서 tv를 보면 방에서도 들리고 영향을 많이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분리가 되다보니, 많이 다릅니다.

애초에 방에서 하던 것을 들고 다른 공간가기도 힘이 듭니다.

부엌에서 먹던 것을 들고 다른 곳에 가기도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엄청 답답했는데, 시간이 흐르다보니 각 주거공간마다 명확한 활용도가 결정이 됩니다.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집안 물건들이 정리정돈이 잘됩니다.

최소한 그 방에 있던 물건이 다른 곳에서 발견된 확률이 거의 없습니다.

먹는 것은 부엌에서만 먹으니, 거실이 더러워지지 않습니다.

제 방에서 재택근무를 하면 집중이 엄청 잘되고 방해를 안받으며 조용합니다.

등등등...

3) 청소

집이 넓다보니 청소는 당연히 힘이 듭니다.

그리고 집이 너무 입체적이라서 청소할 작은 구석이 엄청 많습니다.

계단도 많다보니 더더욱 어렵습니다.

그래도 공간분리로 인해서 청소가 편해진 효과도 엄청 큽니다.

결과적으로 매일 청소해야하는 영역은 오히려 아파트 시절보다 훨씬 좁습니다.

반면에 가끔 집안 전체 청소를 할 때는 죽어납니다.

4) 난방

집이 커진 만큼 난방비는 많이 나옵니다.

그거보다는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저희집만의 문제일거 같기도 한데, 계단에 난방이 없다보니 중간에 계단이 엄청 춥습니다.

한겨울에는 방문을 모두 닫고 살아야 하는데, 이게 응근히 귀찮습니다.

아이들은 추위를 안타는지 자꾸 문을 잘 안닫습니다.

그러면 계단의 한기가 방안으로 들어옵니다.

5) 계단의 불편함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 몇년 살아보니 이제는 계단이 그리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계단은 엄청 불편했습니다.

한편, 인테리어 업자가 계단이 많은 집인데 이상하게 계단이 안불편하다고 이야기 했었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니, 한 계단의 높이가 엄청 낮은 것이 이유였습니다.

계단의 경사가 완만하다보니 그런것 같습니다.

대신, 계단이 집 공간중에서 계단이 차지하는 비율이 커집니다.

뭔가 쓸 이야기가 많았던거 같은데, 생각보다 글이 길어지면서 지치네요.

한국사람이 좋아하는 주거형태가 (복층 + 스킵플로어 + 빌라 + 구축) 아니다보니, 관심가지고 보실 분이 적으실거 같은데 혼자서 너무 열심히 글을 적은거 같기도 합니다.

우선은 여기서 글을 마치고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신 분은 질문하시면 답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스킵플로우 형태의 집이 워낙 적다보니, 지역을 말씀드리기는 조금 곤란합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 스킵플로우 빌라가 제가 알기로는 저희집밖에 없으니, 저희집이 그대로 공개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