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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로 일한지 20년째 산부인과 전문의 당직중입니다. 300
이름: [* 익명 *]


등록일: 2023-05-21 02:39
조회수: 3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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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아래 종합병원 내과 선생님글이 Hot 하네요 

소아청소년과 선생님 글도 있구요 

내과 선생님 글과 댓글은 의사인 제가 봐도 참 정성스럽게 보이네요 

전 그정도는 안되겠지만 당직실에서 대기하면서 솔직하게 써볼까 해요 

 

먼저 저는 뽐뿌가입을 2006년에 했고 2007년부터 그당시 핫했던 G마켓 쿠폰신공 정보를 얻었었네요 

결혼준비하면서 이런저런 가전제품 정보도 얻고 제가 알아낸 정보 공유도 했었구요 

 

제가 뽐뿌 하면서 놀랐던건 각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신 분들이 참 많다는 거였어요

저도 대학생때 나름 주변에서 컴퓨터 잘 다룬다는 소리 많이 들었고 

홈페이지 제작도 했었고 MP3, CDP, MD, Earphone 등등 리뷰도 했던 나름 얼리 아답터였는데 

인턴, 레지던트 생활을 거치면서 일에 지쳐 살다보니 점점 멀어졌지요 

시간이 흐르고 보니 정말 똑똑하신 분들이 뽐뿌에 많아서 제가 얻고 싶은 정보를 참 많이참고했습니다. 

 

물론 각 포럼마다 전문가들이 많다보니 가끔은 자기가 아는게 최고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또 싸우는 모습을 보게 되기도 하더라구요

나중에 더 전문가가 결론을 내주기도 하더군요. 


물론 최저가 검색, 직구, 블랙프라이데이 , 핫딜 등등 정보도 활용했고 

가끔은 캠핑포럼에서  놀고 가끔은 정치게시판에서 싸우기도 하고 

점점 좌우로 나뉘어 싸우기만 하는 커뮤니티가 되어가는 모습에 지치기도 했지만 

뭐 나름 저는 중도를 지키고 싶은 마음 가짐을 가지고 열린마음으로 글을 읽으려고 했는데 

정말 가끔은 양극단으로 너무 치우친 분들의 댓글을 보면 안타깝기도 합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저는 산부인과로 20년을 일하고 있고 정통적인 산부인과 관련일을 합니다. 

산과분야를 좀더 전문했고 기본적인 부인과 수술은 병행하구요 

나름 주변 의사들에게 그리고 환자들에게 추천해줄 만한 의사로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최고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항상 최선을 다해 진료를 봅니다. 

인턴 1년 전공의 4년 공중보건의 3년 펠로우 2년 종합병원에서 수년간 일하다가 개원해서 5-10년정도 되어가네요.

 

그래도 남들 안하려는 3D과 중 하나인 산부인과를 그리고 그중에서도 분만을 담당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고생한다는 말을 듣고 있긴한데 MZ 세대와는 생각이 달라서인지 뭐 그냥 배운거 하는거다 라는 생각으로 아직은 살고 있어요 

당직도 뭐 해야하는 거니 한다고 생각하구요 

 

제가 생각하는 최근 소아과 문제 또는 필수 의료의 문제는 솔직히 이제 해결 방법이 없다는게 슬프네요.

정치인들도 해결방법을 모르는게 아닌데 어느 누구도 나서질 못하는 거죠 

어찌보면 지금 전 세계에서 칭찬받고 있는 한국의 의료제도는 첫단추가 잘못 끼워진거라고 느껴져요 

 

저보다 해박하고 또 많은지식을 가진 분들이 많기에 제가 제기하는 문제점들은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생각해주세요 

 

1. 전국민 의료보험제도 (군사정권에서 국민들 환심사기위한 제도)

  의사달래기로 제공된 비급여 의료비가 결국은 의사 발목도 잡고 있고 환자들 발목도 잡고 있죠 

  그러다보니 급여 적용되는 수술비나 진료비가 너무나 저수가에 잡혀있지요 

 

2.사실상 아무 의미없는 1,2,3차 병원 체계

   전국 어디에서나 원하는 병원을 갈수 있는 나라이죠 

 

3. 1-2차 진료의 경계가 없어지면서 대부분 모든 의사가 전문의 자격증 취득, 

    전문의가 득실거리지만 그 전문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사는 의사가 많아지는 현실

 

영국의 의료제도도 미국의 의료제도도 모두 장단점이 있고 완벽하지 않지요.

영국식 의료제도는 의사 만나기가 너무 어렵고 

미국식 제도는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징벌적인 의료비가 청구되지요 

한국은 환자 입장에서는 솔직히 가장 진료받기 편한 나라인건 제가 의사라서가 아니라 인정해야한다고 봅니다. 

 

호주의 경우 전문의에게 진료 받으려면 1차 진료를 꼭 거쳐서 필요하다고 판단 될 경우에만 만날수 가 있어요. 그리고 몇주는 기본으로 기다려야하구요 

우리는 솔직히 하루만 기다려도 왠만한 과 전문의 만나는거 어렵지 않죠 

 

그렇게 보면 의사가 많은거 같은데 왜 항상 정부와 국민들은 의사가 없다고 할까요?

영국처럼 의사 만나기 어려운 나라에서는 왜 한국 국민처럼 의사수 늘려달라고 난리를 치진 않을까요?

오바마 케어가 되어서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미국 국민들은 왜 과도한 의료비에 대해 대모하진 않을까요?

저도 정확한 정답은 모르겠지만 그러한 의료제도에 길들여지게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도 너무 쉬운 의료 접근성에 수십년 길들여진것이고 

이제서야 1차 진료, 일반의 진료후 전문의 진료 

이러한 의료 체계 변경이 사실상 불가능해진것이죠.

 

경상남도 지역사람은 무조건 먼저 경상남도 지역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해야한다는 법안을 만든다면 

그 정치인이 살아남을수 있을가요?

이제서야 경증 환자들, 물리치료 매일 받는 어르신들 의료보험 적용을 본인 부담금 50%까지 늘리고 진료회수 제한 같은 제도를

(제가 생각하기엔 합리적인 제도) 어떤 정치인이 욕먹을 각오하고 입법할수 있을까요?

 

저는 산부인과 의사니 산부인과에 국한해서 조금 깊숙히 얘기해볼께요 

 

정말 산부인과의사 (분만을 받고 저처럼 당직을 설수 있는 의사), 소아청소년과 의사 (신생아실에서 일을 해줄수 있는), 마취과의사 (산과 마취나 무통주사 시술을 해줄수 있는)

초빙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이화여대의대 신생아실 사건이후로 신생아실 지키던 젊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 정말 많이 줄었습니다.

왜 안하냐? 의사가 돈만 생각하냐? 뭐 이런 비판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정말 심각해요 

30주 초반에 조기진통이나 조기양막파수 또는 급성출혈로 신생아중환자실과 그런 주수의 신생아를 볼수 있는 3차병원을 찾아서 전원하기 너무너무 어려워졌습니다.

어떤 병원은 NICU 자리가 모자라서 , 어떤 병원은 34주 미만의 신생아는 신생아실 소아과 전문의가 있어도 못보다고 해서, 어떤 병원은 당직의사가 1명인데 지금 응급수술에 들어가서

온다고해도 봐줄수가 없어서 등등.....

그래도 외곽이지만 수도권이라는 곳에서 있음에도 그렇습니다. 지방은 얼마나 더 심각할까요?

 

가끔은 갈 병원 전화 돌리다가 환자나 배속의 태아가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신생아실 전문의가 없어서 산부인과 분만병원 접어야 하는 날이 올거 같은 생각까지 듭니다.

 

산부인과 전문의는 최근 그렇게 부족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산과를 하려는 의사는 급격히 많이 줄었어요 

최근에 동문모임이 있어서 레지던트 선생님들을 만났는데 전문의따고 분만을 받고 싶어하는 샘이 거의 없다시피 하더라구요

남여 차별은 아니지만 산부인과 전공의 샘들의 90프로 이상이 여자 선생님들입니다. 

산과를 서브스페셜로 전공한 남자 교수도 최근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요 그나마 젋은 축에 드는 남자의사가 40대 초중반입니다. 

 

산과의사 하려는 산부인과 의사가 줄어드는 이유는

 

1. 여의사 선호로 인한 절대적인 남자 산부인과 전공의의 감소 

   여의사들은 아무래도 결혼후 출산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당직은 거의 안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응급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산과 파트를 선호하지 않게 되는 상황이 발생되었습니다. 

   낮에 외래만 하는 작은 의원을 개원하거나 난임진료를 세부전공해서 9-6로 근무하기 원하는 분들이 많아졌죠 

 

2. 대학병원에서 전공의 시절 배울수 있는 분만 및 제왕절개 술기의 트레이닝 부족 

   제가 전공의 하던시절에는 전공의 1년차부터 분만을 받았고 저는 2년차때부터 제왕절개를 직접 집도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당시 정말 많은 수술을 참여하고 집도했었죠 교수님들께서 정말 열심히 가르쳐 주셨고 기회도 많이 주셨죠 

    하지만 요즘은 전공의들이 집도할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들었지요. 환자들이 원치 않고 또 대학병원에 다니는 산모도 많이 줄었기 때문에

   분만 자체가 많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직접 분만을 받거나 제왕절개등의 수술을 해볼수 있는 기회가 산부인과 전공의임에도 불구하고 열손가락으로 샐수 있는 정도까지 되었어요

   그러니 분만이나 제왕절개에 대한 절대적인 경험부족으로 전문의 취득후 굳이 잘 못하는거 어렵게 하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 철저히 지키다보니 수술에 참여할 시간은 더 줄어들었죠. 심지어 수술 어시스트 하다가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수술방에서 쫒겨나야하기도 한다고합니다. 

 

3. 의료사고시 감당하기 어려운 배상액 

 

    산부인과는 언제든 의료사고 특히 불가항력의료사고가 생길수 있습니다. 

    어떻게 배속에서 열달동안 건강했는데 분만실에 들어가서 산모와 태아가 문제가 생기느냐! 라고들 하시는데 

    그럴수 있습니다. 전세계 어느나라든 일정 % 의 산모 사망 태아사망의 확률은 존재합니다. 의료후진국은 그 %가 좀더 높고 그나마 선진국은 조금 낮을 뿐이지 0은 아닙니다. 

    산후출혈도 아무 이유없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태아나던 아기가 죽어서 나오는 경우도 드물게봅니다 

    가장 만나기 싫은 양수색전증이나 폐색전증도 의사가 아무 잘못을 안해도 생깁니다. 

    

     러시아 룰렛 같은거에요 내가 안걸리길 바랄 뿐입니다. 

     우리나라 최고 대학의 최고 명의로 알려진 교수님에게도 생깁니다. 

 

      분만을 받는 의사들은 물론 배상보험도 들고 있긴 하지만 언제든 생길지 모르는 사고를 위해 비상금을 모아두고 있습니다. 

      통장에 돈이 들어와도 이게 내돈 같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고 언제가 나갈지 모르는 돈이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출산후 아이가 뇌성마비가 생기는 드문일이 있는데 일반인들이나 심지어 소아청소년과 의사도 출산시 생기는 손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배속에서 장기간에 걸쳐 태아-태반 부전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임에도 

     모든 책임은 분만을 딱 했을때로 문제 삼습니다.  항상 듣게되는 멘트 "10달동안 뱃속에서 건강했는데 왜?" 

     뇌성마비라도 생기면 배상액은 최근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으로 판결됩니다. 차라리 아기가 사망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는 자조섞인 말이 나옵니다.

     출산후 아기가 안좋을때 뇌성마비가 생기더라도 어떻게든 살려내는게 좋을지 그 반대가 좋을지 고민하는 아주 처절한 생각도 하게됩니다. 

 

      이런 사고를 한번 겪고 나면 그냥 산과의사를 포기하게 됩니다. 

     그냥 작게 개원해서 질염 환자보고 초음파 보고 피부 비만 하고 레이져도 하고 여성성형하면서 가족들과 시간 보내며 살고 싶어집니다. 

      이미 이런 상황을 아는 젋은 산부인과 의사들은 산과를 안하려고 합니다. 하라고 강요할수도 없구요 

 

4. 산과의사의 고령화 문제 

   최근 분만을 그만두는 산부인과 의원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2년전 안성시에서는 마지막으로 분만 받던 산부인과가 분만은 접고 외래만 보는 곳으로 바뀌어 이제 경기도 안성시에는 분만하는 병원이 없습니다.

    혼자서 당직서기도 당직서기를 원하는 의사구하기도 점점 어려워지니 결국 방법은 외래만 하는 산부인과로 바뀌는 것이지요 

   수원에서도 분만을 하던 곳들이 하나둘 문 닫고 요양병원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특히나 지방의 경우 산과의사들 나이가 고령화 되어 그분들이 은퇴나 분만을 접을 시점이 오면 그뒤를 이어서 분만을 할 의사기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병원도 봉직의를 몇달째 구하고 있지만 문의 전화도 한통 없습니다, 

    학교 후배 병원후배 등등 백방으로 연락을 해봐도 거리문제로 이제 분만은 안하고 싶어서 난임만 하고 싶어서 작게 개업을 해서 등등 다양한 이유로 거절합니다. 

    그렇다고 그분들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추오도 없습니다. 

    분만을 하던 의사가 분만을 접으면 다들 축하해주는 그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해결방법은 없느냐?

전반적인 의료제도에 대한 해결방법은 저도 제안할수 없어요 너무 어렵고 답이 없거든요 

그나마 그래도 조금 도움될만한 정책이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해봤습니다. 

 

산부인과 전문의는 많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도 많습니다. 흉부외과 전문의도 많아요 

없지 않은데 실제 자신의 전공을 살려서 일하는 의사가 점점 줄어서 그렇습니다. 

 

소아청소년과 문제도 그나마 아직 사명감 있는 의사가 남아있을때 그들을 잡아줘야합니다, 

그리고 아직 그 세계를 떠난지 얼마 안된 전문의들을 다시 병원으로 끌어드려야 합니다.

 

이제 의대생 숫자 늘려서 향후 10년안에 해결안됩니다.

지금 자기 전공으로 일하지 않고 다른일 하는 전문의들을 다시 일하게 만들어주는게 훨씬 시간으로도 들어가는 비용으로도 이득일겁니다. 

 

저는 의대생 숫자 어느정도 늘여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슨 공공의대니 지방 균형을 위해 전남에 의대 하나 더 만드니 그런 허황된 제도는 만들지 말고 

이미 각 지역에 있는 의대를 활용해서 추가 TO 제공하고 국가에서 장학금 지원하고 필요한 의료에 배치되도록 관리하는게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장기적인 얘기지 당장 1-2년내에 또는 5년 이내에 생길 의료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방법이 아닙니다. 

 

저는 일본이 저출산 및 산부인과 문제를 상당히 잘 해결해갔다고 생각합니다.

일본도 산모 사망등의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여러 제도를 도입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불가항력 의료사고 국가 보상,(보상액은 우리나라보다 훨 많지요), 지방의료 지원 및 분만수가 대대적인 인상등 

의료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 있을건데 왜 벤치마킹 안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작년에 우리나라도 분만수가 올려준다고 발표는 거창하게 했는데 6개월이 지나도록 깜깜 무소식입니다. 그냥 발표만하고 보도 자료만 냈나봅니다. 

 

결국 돈 문제네요 

의사도 QOL누리고 싶고 말이죠 

 

아이고 죄송합니다. 쓸때없이 긴 얘기만 적었네요 

읽어주시면 고맙고 길어서 패스하고 싶음 패스해주세요 

 

저도 해결방법 모르겠습니다. 

그냥 지금 하는일 할수 있을 때까지 하다가 핸드폰 끄고 1주일 살수 있는 날이 오기만을 기다려보는거죠.

 

그냥 산부인과 관련 궁금하신거 댓글 달아주시면 주말동안엔 성실히 답변 달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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